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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운명까지 ‘쥐락펴락’…공공기관이 사활 거는 이유[경평의 시간①]


입력 2024.04.12 07:00 수정 2024.04.12 07:00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공공기관 경영평가 두 달 앞

기재부, 경평 ‘현장실사’ 착수

핵심은 ‘재무성과’…지표 강화

기획재정부 ⓒ데일리안 DB 기획재정부 ⓒ데일리안 DB

D-70.


공공기관 혁신에 칼을 빼든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두 달 뒤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매년 경영평가단을 구성해 공공기관의 경영 노력·성과를 평가한다. 경평 결과에 따라 기관장의 거취는 물론 임직원 성과급까지 결정한다.


에너지 공기업 등 악재가 많았던 기관의 경우 등급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오는 6월 20일 공기업·준정부기관 87곳을 대상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기재부는 지난 2월 평가위원들과 ‘2024년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워크숍’을 열고 평가에 본격 착수했다. 당시 평가위원들은 지난해 10월 강화된 윤리규정에 대한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평가단은 인터넷 공모와 학회 추천 등을 받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00여명으로 꾸려졌다. 공기업 평가단 37명, 준정부기관 평가단 53명, 감사 평가단 10명 등이다.


공기업 평가단장은 김동현 고려대 교수가 역임하며 준정부기관 평가는 김춘순 순천향대 교수가 맡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평가단은 지난달 서면평가를 마친 후 이달 말까지 현장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다음 달에는 평가 자료 정리와 이의제기 절차 등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동일한 경평 기준…‘윤리규정’ 집중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취임 직후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방만 경영을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정부는 공공기관 경평 기준을 대폭 수정했다. 특히 공공기관의 재무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경영평가에서 재무성과 평가 배점을 두 배로 늘렸다.


세부적으로 공공기관 평가 항목에서 기존 재무관리 항목과 업무효율 항목을 ‘재무성과관리’ 로 통합하고 배점을 확대했다. 배점을 보면 효율성 관리 6점, 재무예산관리 3점, 재무예산성과 11점으로 구성했다.


반면, ‘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은 ‘사회적 책임’으로 명칭을 바꾸고 배점을 축소했다. 공기업 기준으로는 종전 25점에서 15점으로 줄었다.


당시 정부는 비정규직·간접고용의 정규직 전환 등 기존 정책 목표가 상당 수준으로 달성된 지표를 중심으로 배점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자리 창출(6점)’,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4점)’ 지표는 ‘일자리 및 균등한 기회’ 지표로 통합됐으며 배점도 종전 10점에서 5점으로 조정했다.


‘안전(4점) 및 환경(1점)’ 지표는 ‘안전 및 재난관리(2점)’, ‘친환경·탄소중립(1.5점)’ 지표로 했으며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강조되는 점을 고려해 환경 지표 배점은 0.5점 늘렸다.


‘윤리경영(5점)’ 지표 배점은 2.5점으로,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 지표는 5점에서 4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강화된 윤리규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평 시 물가 안정 기여 노력과 성과 정도를 가점으로 반영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6개월 이상 인턴을 채용한 공공기관도 인센티브를 받는다.

재무성과 비중 커져…재무위험기관 ‘긴장’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비롯해 거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8개 공공기관이 'D(미흡)' 이하 낙제점을 받았다. ⓒ뉴시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비롯해 거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8개 공공기관이 'D(미흡)' 이하 낙제점을 받았다. ⓒ뉴시스

지난해 평가에선 에너지 공기업 재무성과가 좋지 않았다.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로 인해 재무구조가 동시에 안 좋아진 발전공기업은 대부분 등급이 하락했다.


실제로 한전 적자가 늘어나면 발전자회사 수익성은 하락한다. 자회사들은 한전에 전기를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하지만 한전 적자가 커지면 정산조정계수가 낮게 책정돼 정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다.


올해도 작년과 동일한 기준이기에 재무건정성 확보가 경평에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기재부가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 따르면 재무위험 공공기관은 한전, 코레일(한국철도공사) 등 총 14곳이다.


14개 재무위험기관은 이번 평가에서 재무성과관리 중 재정건전화계획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공공기관 관계자는 “재무성과 비중이 높아진 만큼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된 곳들은 불안할 것”이라며 “평가단은 효율성과 공공성을 균형 있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6월 공공기관 130곳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최고 등급인 탁월 등급을 한 곳도 없었다. 우수가 19곳, 양호 48곳, 보통 45곳이었다.


▲2년 연속 D등급이면 ‘해임’…살얼음판 걷는 12개 기관[경평의 시간②]에서 계속됩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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