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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文정부 임명 사장들…발전 공기업 'CEO 리스크' 벗어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18 10:37

"경평 결과 '미흡' 이하 등급 한 곳도 없어 '블랙리스트' 되풀이 안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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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이 반영된 2022년 경영평가 결과 한국전력공사를 제외한 발전공기업들이 대체로 양호한 성적을 거두면서 사장단의 거취가 안정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발전공기업 고위관계자는 18일 "경영평가 결과 ‘미흡’(D) 이하를 받은 곳도 없고 에너지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수급에 기여한 바가 크다. 발전공기업이 정권에 상관없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또한 정권이 바뀌면서 정부와 여당이 지난 정부 당시 있었던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맹비난했던 만큼 이번 정권에서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낮지 않겠냐. 내부적으로도 사장님들이 갑자기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잔여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발전공기업 사장단의 거취가 주목받아왔다. 최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신의 직장보다 문(文)의 직장’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의 자진 사퇴를 압박한데다 한전 공기업들은 눈덩이 적자에 허덕이는 한전의 자회사란 게 배경이었다.

그러나 2022년 경영평가의 뚜껑이 열리자 발전 공기업들은 ‘CEO(최고경영자) 리스크’가 줄었다며 안도의 한숨의 쉬었다.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5대 발전 공기업의 경영 평가 성적표는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다만 에너지위기와 이로 인한 모기업 한전 재무악화 등을 고려하면 비교적 나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모기업인 한전이 ‘미흡’(D) 평가를 받았지만 서부발전 ‘우수’(A), 남동·동서발전 ‘양호’(B), 남부·중부발전 ‘보통’(C) 등급을 받았다.

공공기관이 ‘아주 미흡’(E)이나 2년 연속 ‘미흡’ 등급을 받는 경우 기관장 해임 건의 등 후속조치가 이뤄지는데 발전 공기업 기관장들은 이 해임 건의 대상에 아무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에 임명된 5대 발전 공기업 사장들의 경우 내년 4월까지 3년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관측됐다.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 2021년 4월 말 일괄 취임해 임기가 10개월 정도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정부 당시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주요 인사들이 문책을 받지 않은 만큼 공기업 사장단 사퇴 종용의 재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9월 산업부 국장급 간부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한전 산하 발전사 4곳의 사장을 서울 광화문의 호텔로 불러 사퇴를 종용했고, 당시 임기가 1년4개월~2년2개월 남아있었음에도 모두 사표를 낸 사건이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측은 ‘탈(脫)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공공기관장들의 사직을 압박한 ‘블랙리스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1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블랙리스트란 ‘국가 권력이 정책이나 생각이 다르다는 등의 부당한 이유로 특정인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만든 명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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