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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공기업⑦] '편견 뚫고 하이킥'…석유공사, 친환경 선도 기업 '환골탈태'


입력 2021.05.07 07:00 수정 2021.05.06 19:34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가스전을 신재생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

'가장 실용적인 탄소 감축' 탄소 포집·저장 잰걸음

비축기지 오염 차단 적극 나서, 환경부 장관 표창

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 ⓒ한국석유공사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 감축 노력에 돌입하고 코로나 사태로 석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 100년간 세계 경제를 먹여 살린 석유산업은 사양산업이 됐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러한 흐름 속 생존을 위한 유연성을 발휘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공기업 중 하나였다. 실제 지난해에는 국제유가 하락 직격탄을 맞아 완전 자본 잠식에 빠졌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시대를 탓하기보다 자신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기존 탄소 에너지 시설을 신재생 생산 기지로 탈바꿈시키고 탄소 배출 저감에 적극 활용하는 등 약점을 강점으로 역이용하는 모습이다. 석유 개발·생산·비축으로 입지를 다져온 석유공사가 미래 친환경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친환경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기존 가스전을 신재생으로 활용…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예타 통과


석유공사가 기존 탄소 에너지 시설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나서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이는 육·해상에서 석유광구 운영경험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과 CCS 사업부문에서의 활동이 주목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22년 가스생산을 종료하게 되는 동해1 가스전 생산시설을 활용한 200MW 규모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이다. 석유공사는 노르웨이 에퀴노르,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해1 가스전은 울산 남동쪽 58Km 해상에 위치해 있으며 가스전 플랫폼을 해상변전소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공사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동해1 가스전 플랫폼에 풍황계를 설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작업을 수행했다. 이후 민간 참여사들과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체계 구축을 협약식'을 체결했다. 정부에 관련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실시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지난 4일 통과했다.


동해1 부유식해상풍력 발전사업 조감도. ⓒ한국석유공사 동해1 부유식해상풍력 발전사업 조감도. ⓒ한국석유공사

정부의 '해상풍력 발전 방안'에 따르면 이 사업은 울산 및 동남권에 약 6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건설한다. 석유공사는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은 기존 탄소에너지를 단계적으로 대체할 신재생 청정에너지 생산이 국내에서도 본격화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생산량은 현재 100MW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2030년 최대 19GW에 이를 것이라는 전문기관의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미래 청정에너지 생산을 위한 석유공사의 동해1 가스전 사업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탄소 포집·저장 사업 '잰걸음'…"가장 실용적인 온실가스 감축 방안"


석유공사는 동해1 가스전을 활용한 탄소 포집·저장(CCS) 실증 사업도 발빠르게 추진 중이다. CCS란 발전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땅속에 저장하는 기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그린 뉴딜 기술로 각광 받고 있다.


생산이 종료된 원유·가스 광구 지하 빈 공간에 온실가스를 저장하는 방안은 현재까지 알려진 여러 온실가스 감축 방안 중 가장 실용적이며 경제적이다. 공사는 그간 국내외에서 석유·가스 생산광구를 운용하며 축적한 풍부한 회수증진 기술력과 경험과 동해1 가스전 기반시설까지 보유하고 있어 해당 사업추진에 적임자라는 것이 에너지 업계의 평가다.


공사는 올해 초 국내 최초로 CCS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전담조직과 인력을 확충하면서 CCS 실증 사업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해1 가스전은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에 더해 국내 최초의 대규모 CCS 사업실증을 위한 전진기지의 역할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이호섭 석유공사 CCS사업팀장은 "해외유전 및 자원개발 현장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으로 팀을 구성했다"며 "동해가스전에 2025년 연간 40만t 규모의 이산화탄소 저장기술을 실증해 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격적인 탄소중립 시대를 개척한다는 본연의 사업목표에 더해 충분한 경제성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게 CCS 사업 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유공사는 내년 생산이 종료되는 동해1 가스전의 지하공간에 2025년부터 매년 40만t씩 30년 간 온실가스를 주입할 예정이다, 총 1200만t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2019년 기준 총 19개 CCS 사업이 실행 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CCS로 세계 이산화탄소의 10%를 감축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동해1 가스전 설비. ⓒ한국석유공사 동해1 가스전 설비. ⓒ한국석유공사

석유공사는 "기존 산업구조에서 신재생 청정에너지 산업구조로의 전환은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며 "온실가스를 지하에 저장하는 CCS 기술이야말로 국내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는 가장 실용적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공사는 동해1 가스전 CCS실증사업 주관기관으로서 SK이노베이션, 한국조선해양,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협약식을 5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나설 전망이다.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은 "부유식 풍력발전과 CCS 사업의 중점 추진을 통해 지구촌 환경보전 노력에 동참하는 정부 그린 뉴딜 정책에 적극 부응할 것"이라며 "미래 친환경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거대한 전환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축기지 오염 차단도 적극 나서…토양환경 업무유공 환경부장관 표창


대규모 원유를 저장하고 있는 공사 석유비축 시설은 유류 유출을 원천차단하는 것이 목적인데 운영 중 불가피하게 유증기, 배출수, 악취가 배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석유공사는 주변 환경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기, 토양 및 지하수 환경오염 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환경경영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또 시설 내외의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운영관리 공법 및 설비 개선 활동을 매년 실시하는 등 공사는 친환경 경영을 적극 실천 중이다.


나아가 공사는 비축기지 내 미세먼지유발 원인이 되는 유증기 저감설비 확충, 자체 폐수처리 시설운영, 원유탱크 유분누출 감지 경보장치 설치 등 오염원 발생 자체를 줄이고 환경오염 상황을 대비한 상시 환경감시 설비체계 고도화에 주력해왔다. 공사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0년 토양환경 업무유공 환경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ESG공기업⑧] 시리즈 기사로 계속됩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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