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태 충주시청 홍보담당관실 주무관

김선태 주무관이 구독자 수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액션캠을 들고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이 설치된 책상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기획부터 출연·편집 등 도맡아 ‘충TV’ 운영
한 해 예산 61만원 불구 조회수 수백만 건 기록
광고 효과 16억원 추산… 타 지자체서 벤치마킹 줄이어
거리두기 패러디·백신 접종 과정 영상 등 ‘인기’
“차별화 성공… 충주시 브랜드 알리는데 주력"

[동양일보 윤규상 기자]요즘 우리나라는 정치‧경제와 사회·복지 등 전 분야 정보를 유튜브가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세가 대단하다.

이 와중에 충주시청에 근무하는 한 말단 공무원이 제작하는 지자체 공식 유튜브가 전국 구독자 수 1위를 기록,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충주시청 홍보담당관실 김선태(35‧행정7급‧사진) 주무관.

2016년 공직에 들어온 김 주무관은 현재 충주시 공식 유튜브 ‘충TV’ 담당자로 근무 중이다.

그는 ‘충TV’ 기획과 출연 배우, 연출, 편집, 제작 등 모든 분야를 혼자 도맡아 하고 있다.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는 ‘관급(官給)’ 유튜브 가운데 ‘충TV’ 구독자 수는 현재 19만4000여명으로, 부동의 전국 1위다.

‘충TV’ 제작 방향은 한마디로 ‘B급 감성(?)’이다.

그는 초등학생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유튜브 영상은 반드시 ‘고 퀄리티’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누구나 쉽게 찍고 접근할 수 있는 ‘저 퀄리티 B급 감성’으로 방향을 잡았다.

전문성 부족이라는 단점을 오히려 콘셉트로 삼아 솔직함을 강조한 것이 전국 구독자 수 1위 비결이다.

그는 공직사회의 경직성을 없애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그가 첫 번째로 제작해 올린 유튜브 영상은 ‘시장님이 시켰어요!!! 충주 공무원 VLOG’.

그는 복도를 지나는 조길형 시장에게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 ”너 유튜브 해, 유튜브, 꼭…‘이라는 영상을 담아 내 첫 작품을 단숨에 화젯거리로 만들었다.

이어 ‘국내 최초 시장실 리뷰’와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낮잠 방송’ 등 공직사회 소소한 일상을 담은 영상은 조회 수가 수십여만건이다.

코로나19 위중함을 알리기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을 찾아간 김 주무관은 코믹한 문답 형식으로 장관을 인터뷰한 영상을 게시, 국민 알권리를 충족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아프리카 가나의 장례식 문화를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와 연계해 패러디한 ‘공무원 관짝춤’ 영상은 600여만명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신이 직접 코로나 예방 백신을 맞는 전 과정을 동영상으로 제작, 국민 불안감 해소에 기여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런 방식은 관공서 홍보 방식에 신선함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 지자체 담당자들은 ‘충TV’ 성장세를 배우기 위해 충주시청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지만, 공직사회 틀을 깨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시 공식 유튜브 제작 시 들어가는 연간 예산은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불하는 단돈 61만원이 전부다.

한 해 6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서울특별시에 비해 ‘충TV’는 ‘저 비용, 고효율’의 대명사다.

김 주무관의 필살기는 ‘저예산, 자체 제작, 흥미 위주’다.

초기에는 예산과 장비 등 모든 분야가 부족하고 공격적 콘셉트에 대한 공직사회 이해와 소재, 표현에 대한 윗분(?)들과 의견 차이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해 공직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영상에 필요한 효과음과 음악은 저작권 없이 사용이 가능한 충주시 노래와 충주시민의 노래로 대체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또 다른 요인은 영상 제작 시 팀장과 홍보담당관, 부시장과 시장을 거쳐 결재받는 일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공직사회에서 조심스러운 ‘발상의 전환’이 결국 ‘구독자 수 전국 1위’라는 대박을 터뜨렸다.

‘충TV’는 수익 신청을 하지 않았고 그런 이유로 지루한 광고가 없어 시청자 시선을 붙잡아두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예산 절감액은 연간 수억원대에 달하고, 충주시를 알리는 각 매체 광고 효과는 약 16억원으로 추산돼 공공기관의 ‘저비용, 고효율’ 모델로도 삼을 만하다.

김 주무관은 이 같은 성과로 정부 혁신강사로 선발돼 각 부처와 지자체, 대기업 등지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해당 분야 관련 뉴스에도 종종 다뤄지고 있다.

김 주무관은 ”‘충TV’ 성공 요인은 다른 기관과 차별화하고 주 시청자 욕구에 맞는 영상을 제작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 영상 제작에 나설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충주시 브랜드를 알리는 목적을 우선순위로 두고 급변하는 유튜브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영상 아이템 발굴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김 주무관은 앙성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아내 박슬기 주무관과 2남을 두고 있다.

충주 윤규상 기자 yks0625@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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