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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공기관의 'ESG' 부풀리기…손만 대면 전부 ESG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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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공기관의 'ESG' 부풀리기…손만 대면 전부 ESG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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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1조3448억원. 서민금융진흥원이 밝힌 2년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성과다. 수장이 같은 신용회복위원회에서는 2550억원의 ESG 성과가 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ESG와 거리가 먼 정책이 다수다. 서금원의 ESG 실적 중 6644억원이 ‘고객중심의 디지털 혁신’과 관련됐다. 비대면 지원을 확대해 사회(S)적 가치를 증대시켰다는 취지다. ‘컨설팅’과 ‘은행권 안착지원’ 등도 담겼다.

신복위도 마찬가지다. 애플리케이션(앱), 챗봇, 전자문서 도입을 고객서비스 개선과 탄소배출 저감을 이유로 ESG 실적에 포함시켰다. 고유 업무인 신용상담도 ESG로 판단해 전체적인 경영성과는 6216억원이라고 밝혔다.


두 기관은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사익이 아닌 공익을 추구하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본래 업무인 ‘공공 이익증대’를 광범위하게 해석해 ESG에 포함시켰다. 좋은 사업을 펼친 것과 별개로 ESG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


ESG는 실적만 추구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지속가능성장을 고민하고 기여하는 경영기법이다. 전사적인 내부혁신, 주주요구 반영, 과정과 결과의 투명한 공개가 핵심이다. 대면 서민금융을 비대면으로 만들었다거나, 상담으로 금융 약자를 도왔다고 전부 ESG가 되는 게 아니다.

공공기관의 ‘진짜 ESG’는 어때야 할까. 주주 격인 국민의 명령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관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국민의 의사를 경영현장에서 적극 실천해야 한다.


이제껏 공공기관을 향해 낸 국민의 목소리는 합리적이고, 정당하고, 일관적이었다. 돈으로 환산되는 ESG 실적을 원한 적 없었다. 대신 냈다하면 99%로 안건을 통과시키는 거수기 이사회 타파,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내리꽂는 친여(親與) 낙하산 인사 근절, 독립적이고 깐깐한 감사 선임, 투명한 정보공개, 이사회를 비롯한 의사결정 방식 개선을 요구해왔다.


그게 진정한 지배구조(G) 개선이고, 진정한 ESG 경영이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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