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현장 "공공기관 혁신 방안, 연구기관 말살 정책"...18일 국감현장 투쟁 예고

공공연구노조의 과학기술계 대상 설문조사 결과
공공연구노조의 과학기술계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놓고 과학기술계가 투쟁을 예고했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부출연연구소 정원 감축을 압박함은 물론 강제 구조조정까지 시도함에 따른 '연구기관 말살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과기연전)은 오는 18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출연연을 비롯한 53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 국감 현장에서 '공공기관, 연구기관 말살 정책 저지 투쟁' 집회 및 피켓시위를 진행한다.

과기연전은 앞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방안으로 인해 출연연 등 연구 전문 공공기관 복지 수준이 그동안의 최하위 수준에서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경상비 10% 삭감 정책 강행으로 인해 연구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연구 현장 장비 등 유지 및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2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연구노조) 또한 과기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적용 철회를 강조한 바 있다.

출연연 등 20여개 기관 43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60% 이상이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반대했다. 경상경비 삭감 등 내용을 담은 예산 분야에서도 84%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인력 감축 등 조직·인력 분야 정책과 관련해서도 79%가 반대했다.

연구노조 측은 출연연 등 연구 전문 공공기관 대다수는 정원 대부분 연구인력인 탓에 정부의 이 같은 획일적 정원 감축에 따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과기연전은 성명서를 통해 “무엇보다 심각하게 우려되는 부분은 연구전문 공공기관에 대한 무차별적인 자산매각과 인력 감축 요구로, 과기 경쟁력과 과기 종사자 사기만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과학기술 강국을 외쳤던 현 정부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과학기술 퇴보를 가져오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상이 이러함에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지금이라도 과기 현장 심각성을 인지하고, 연구현장 의견을 조속히 수렴해 일방적이고 일률적인 공공기관 혁신안을 폐지하는 데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