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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쓰기] 이해하기 힘든 공공기관 보도자료

2023-07-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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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기자
이세영기자

[ ※편집자 주 = 우리 말과 글은 우리의 문화와 삶이 녹아 있어 아끼고 가꿔야 하는 대상입니다. 국어문화는 곧 국력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사)국어문화원 연합회와 함께 생활 속 '쉬운 우리말 쓰기'를 알리는 기획 영상 연작을 준비했습니다. 기획 영상은 쉬운 우리말 쓰기에 대한 언어 사용 문화를 확산하고자 제작했으며 총 20회에 걸쳐 송고될 예정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거버넌스', '뉴 노멀', '도슨트'.

보기만 해도 생소한 단어다. 모두 정부나 지자체, 기관에서 쓰는 보도자료에 표기된 외국어다. 보도자료는 기사화하기 전에 기자에게 전달되는 자료다. 쉽게 말해 홍보 담당자가 알기 쉽게 정리 요약한 형태로 작성한 글이다.

한글문화연대는 지난 2020년 정부 보도자료에 표기된 외국어를 국민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거버넌스'의 경우, 국민 평균 이해도는 15%에 그쳤고, 70세 이상 평균 이해도는 0%에 그쳤다. '뉴 노멀' 역시 이 단어에 대한 이해도는 국민 평균 20%, 70세 이상 평균 2%로 극히 낮았다.

'거버넌스'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이해당사자가 책임감을 갖고 투명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반 장치를 뜻한다. '협력'이나 '협치'가 어울린다.

'뉴 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기준이나 표준을 의미한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관람객에게 전시와 관련한 설명을 해주는 사람인 '도슨트'라는 단어에 대한 평균 이해도 역시 각각 21%(국민)와 5%(70세 이상)밖에 안 됐다.

이런 단어는 일반 국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 이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어 용어를 정책 보도자료에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한글문화연대는 중앙정부와 전국 17개 시도 지자체의 누리집에 올라온 올해 1분기 월별 보도자료를 수집해 분석했다. 중앙정부 기관의 경우 외국어 사용 보도자료 비중이 지난 1월 43.2%에서 2월 49.9%, 3월 51.4%로 점점 높아졌다. 광역지자체도 외국어 사용 보도자료 비중이 지난 1월 47.7%에서 2월 52.8%, 3월 54.6%로 높아지고 있다.

KBS 아나운서를 역임하고 현재 방통위 방송언어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성곤 위원은 "국민을 상대로 이해하기 쉽게 정책을 안내하는 기능이 바로 공공기관의 보도자료가 할 일이다"며 "공공기관은 건강과 복지, 안전, 재산권 등 국민 생활에 중요한 제도와 정책을 실행하므로 알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해 국민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보도자료로 인해 국민이 실생활과 관련된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손해를 보거나 행복 추구 기회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수 있다. 공공기관은 보도자료를 쉽고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내용을 전달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일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 : 도광환, 구성 : 유세진, 촬영 : 김민규, 웹 기획 : 권순, 편집 &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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