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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평일에 골프치러 다닌 공공기관장…임기 연장 '셀프 개정' 의혹도

입력 2024-03-2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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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는 공공기관장 사례를 전해드립니다. 전역을 앞둔 군인들의 취업을 돕는 국방전직교육원의 원장이 업무 시간에 여러 차례 골프를 치고 관용차까지 동원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교육원 측은 동아리 활동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먼저 심가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심가은 기자]

경기도 여주에 있는 유명 골프장의 스코어 카드입니다.

지난해 4월 26일 수요일 오후 2시 7분 시작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또 다른 골프장에서의 시작 시간은 2022년 10월 21일 금요일 오후 4시 반입니다.

두 번 모두 2개 조가 갔습니다.

첫 번째에선 84타로 1등 두 번째에선 90타로 2등을 한 '김성호'라는 이름이 보입니다.

국방전직교육원장입니다.

전역을 앞둔 군인들의 취업을 돕는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의 대표인 겁니다.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 온 장병들의 새로운 꿈이 시작됩니다.]

교육원은 성남에 있습니다.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근무 시간 대부분을 골프에 쓴 것으로 보입니다.

김 원장은 당시 휴가 신청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동도 관용차로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지금 이곳에는 골프를 치러 갈 때 탔다는 의혹이 제기된 관용차가 주차돼 있습니다.

김 원장이 건물 안에 있다는 건데요.

JTBC는 평일 골프 의혹과 관용차 유용 의혹에 대해 질문하러 직접 찾아왔지만, 김 원장은 대답을 피했습니다.

교육원 8층 야외 공간에는 골프 연습 시설도 있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김 원장이 낮 시간에 골프 연습을 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교육원 측은 "동아리 활동이었다"면서 "추가 사실 확인을 위해 국방부 감사관실과 협조해 검토해 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JTBC 취재 결과, 당시 함께 골프를 친 사람 가운데는 교육원의 동아리 회원이 아닌 협력업체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업무 시간에 관용차까지 동원해 골프를 친 국방전직교육원장은 오는 6월 임기가 끝납니다. 그런데 교육원은 지난해 원장 임기가 끝나도 다음 원장이 부임할 때까지 직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본인 임기를 스스로 '셀프 연장'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서 함민정 기자입니다.

[함민정 기자]

국방전직교육원은 지난해 5월 16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정관 일부를 개정했습니다.

"임기가 만료된 원장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돼있습니다.

김성호 원장의 임기는 오는 6월 30일까지인데 이후에도 새 원장이 오지 않으면 김 원장이 직무를 대행할 수 있게 고친 겁니다.

당시 정관 변경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교육원 이사회는 김 원장을 포함해 10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비상임이사 2명의 임기가 지난해 3월 끝났습니다.

새로운 이사 2명은 5월 19일에 오기로 돼 있었습니다.

정기 이사회도 12월에 잡혀 있었습니다.

사흘 뒤면 새로운 이사들이 오는데 임시로 서둘러 이사회를 연 겁니다.

김 원장은 교육원 교육부장으로 일하던 지난 2017년 1대 원장의 임기가 끝났을 때 6개월 동안 직무대행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원장이 되고 나서는 대행을 직접 할 수 있게 정관을 고쳤습니다.

교육원 측은 "이사회 의결에는 절차적·내용적 하자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셀프 임기 연장' 의혹에 대해선 "바뀐 정관을 현 원장에게 적용할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국방부는 정관 개정 과정과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화면제공 국방전직교육원 / 영상디자인 김현주 최수진 조승우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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