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수위는 전기·가스요금 동결을 포함한 물가 안정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날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물가를 포함한 민생안정대책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 등 원료비가 급등하면서 이달 초부터 전기·가스요금은 일부 인상됐다. 전기요금은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이 올라 kWh당 6.9원이 인상됐고, 주택용 가스요금은 MJ당 0.43원 올랐다. 음식점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 가스요금은 0.17원 올랐다.
공공요금은 올 연말까지 추가 인상이 계획돼있다. 10월에는 전기요금이 kWh당 4.9원 인상되고, 가스요금은 5월 1.23원, 7월 1.9원, 10월 2.3원이 오를 예정이다. 정부와 에너지 공기업들은 지난해 에너지 상승분을 반영해 부처 간 협의와 이사회 등 관련 절차를 모두 마쳤다. 새 정부가 공공요금을 동결하려면 관련 절차를 철회해야 하는데, 배임 논란으로 번질 수 있어 이미 인상하기로 결정한 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 대신 연료비 연동분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최근 공공요금과 관련해 "한시적 동결, 또는 인상 최소화 같은 방법을 적극 찾아야 한다"며 "공기업 주주들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공기업은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존재 이유"라고 발언한 바 있다.
문제는 에너지 공기업들의 생산 비용 부담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거래소가 발표한 '2022년 3월 전력시장 운영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전력의 전력도매가격(SMP)은 kWh당 192.75원으로 작년 동월(84.22원) 대비 128.9% 상승했다. 이는 같은 달 기준 전력거래소가 문을 연 200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들이는 가격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로 발전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유류·석탄 열량단가가 급등하면서 SMP도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추경 편성으로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면 물가 억제를 위한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물가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차 추경은 실물경기와 물가를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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