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혁신 분석:한국수자원공사 (1)경영평가와 부채비율] 분양사업 키워서 실적개선, 경영성과 중시하는 윤 정부 기준에 부합

모도원 기자 입력 : 2022.07.14 07:26 ㅣ 수정 : 2022.07.14 10:53

지난 정부 기준으로 A등급 받아...매출 증대와 부채비율 감축은 경영평가제도 전면 개편에 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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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개혁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국정 과제 중의 하나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7월 11일 윤 대통령에게 향후 추진할 공공기관 혁신방안을 보고했다. 그 혁신 기준은 크게 7가지이다. ①유사·중복 업무 정비②과도한 복리후생 폐지·축소③불요불급한 자산 매각④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⑤경영평가제도 전면 개편⑥부채비율 높은 공공기관 강력한 구조조정⑦민관협력 강화 등이다. 올 해 하반기 동안 공공기관들은 변화된 기준에 맞춰 개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뉴스투데이는 7대 기준 별로 주요 공공기관들의 혁신 현황, 쟁점, 과제 등을 연중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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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 전경과 박재현 사장.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을 기준으로 고강도 혁신을 예고한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사장 박재현, 이하 수자원공사)는 매출액 신장률과 부채비율 변화면에서 큰 폭의 경영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추세는 향후 경영평가에서 어느 정도 반영될까? 우선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20일 기획재정부가 심의, 의결한 '2021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 조치안'에서 2년 연속 '우수(A)'등급을 받았다. A등급을 받은 공기업은 8곳에 불과했는데, 수자원공사가 포함됐다. 당시 평가지표는 2020년 말에 확정된 기준으로 사회적 가치와 직무중심 보수체계, 주요사업 성과 창출 여부 등이 고려됐다.

 

그런데 지난 정부와 경영평가 방식이 달라질 예정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윤 대통령에게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보고했다. 100점 만점인 경영평가에서 5점에 불과한 경영성과 지표의 배점 비중을 높인다는 것이다. 대신에 25점인 사회적가치 지표 비중은 하향조정할 예정이다. 

 

부채비율도 별도로 집중적인 평가항목이 된다. 기재부는 부채비율이 높은 공공기관의 경우, 수익성 향상 및 지출 효율화등을 위한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실시할 방침이다.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공공기관 14곳은 이미 재무위험기관으로 점찍었다. 

 

이와 같이 변경된 기준에 따라 각 공공기관은 이전과 다른 성적표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전 기준에서 A등급을 받았던 수자원공사에게 경영성과가 강화되는 새로운 기준이 유리하게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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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2년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35%와 37.44% 성장 / 부채비율은 30% 정도 감소 / 사회적 가치보다 경영성과 지표에 배점 높이려는 윤 정부 혁신 기준에 부합

 

우선 수자원공사의 2021년(4조114억) 매출액 신장률은 2019년(2조9717억원) 대비 35%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37.44% 성장률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수자원공사의 매출액 비중에서 눈에 띄게 성장한 부분은 분양매출액이다. 수자원공사는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부지에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조성공사를 진행하고 민간 사업자와 계약해 부지를 공급하는 분양사업을 진행한다. 

 

2019년 기준 수자원공사는 분양사업에서 265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2021년에는 해당 분양 매출이 8312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13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보통 분양사업은 부동산 경기의 흐름에 연동되는데 지난 2020년 부동산 시장이 큰 호황을 입은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 에코델타시티’와 ‘구미 하이테크밸리’ 등과 같이 규모가 큰 국가시범도시의 수주를 받으면서 수자원공사의 분양사업 부분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수자원공사는 사회적 가치 지표의 배점 25점이 줄어들고 경영성과 배점이 증가할 경우, 경영평가에서 유리해질 수 있는 실적 개선을 지난 2년 동안 이뤄낸 것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 추세를 올해에도 유지하는 게 관건인 셈이다. 

 

더욱이 매년 부채비율이 꾸준히 줄어들었다. 지난 2019년 수자원공사의 부채비율은 166.99%였지만, 2020년 152.55%로 줄었으며 2021년에는 136.98%를 기록해 3년만에 30%가량의 부채 비율을 줄였다.

 

이처럼 매출액이 늘고 부채비율이 매년 꾸준히 줄어는 기조에 비추어 볼 때 수자원공사의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실적 개선 견인차인 '분양사업' 둘러싼 로비의혹...수자원공사의 과제, 분양사업이 BM혁신임을 입증해야

 

하지만 실적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분양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2018년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었던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피감기관인 수자원공사가 부산 스마트시티에 건물을 짓고 임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는 의혹을 지난해 2월 제기한 바 있다. 황희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 수익사업을 허가하는 법안을 처리해주고 수자원공사 사장실 직속 고위 간부로부터 2년에 걸쳐 총 1000만원의 대가성 후원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3일 오전 대전에 있는 수자원공사 본사를 압수수색해 후원금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했다. 지난 5월에 이은 경찰의 두 번째 압수수색이다. 경찰은 첫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물과 관련된 추가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법안 발의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정치후원금 또한 직원 개인적 차원에서 후원한 것으로 공사와 무관하다"는 해명을 해왔다. 더욱이 2020년 2월 취임한 박재현 사장은 2018년 로비의혹 사건과 관련이 없다.  

 

따라서 오히려 수자원공사의 '분양사업'이 민간에 비해 효율성과 공익성이 높은지를 판단하는 게 더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수자원공사로서는 분양사업이 비즈니스모델(BM)혁신임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는 민간 부문과 경합하거나 다른 공공기관과 중복되는 업무를 조정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평가기준과 무관치 않은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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