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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완희 준정부기관 평가단장 “공익성 지키며 재무·효율 방점”

[인터뷰] 김완희 준정부기관 평가단장 “공익성 지키며 재무·효율 방점”

기사승인 2023. 10.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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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포럼]윤 정부, 재무성과 점수 확대·사회적책임 축소
“공익성 소홀해선 안 돼··효율적 방법으로 해야”
“기금 사업과 재무 안정성 사이 균형” 강조
“기관장, 경평 일회성 행사 아닌 체화” 당부
김완희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 인터뷰
2년 째 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장을 맡고 있는 김완희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를 10일 가천대에서 만나 경영평가 배점 변화 이유 등을 물었다. /송의주 기자
윤석열 정부는 202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재무성과관리 배점을 10점에서 20점으로 확대한 반면 사회적 책임 배점은 25점에서 15점으로 줄였다. 이로 인해 많은 공공기관들의 성적이 전년과 달라졌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지난 정부에서부터 2년 째 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장을 맡고 있는 김완희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를 10일 가천대에서 만나 경영평가 배점 변화 이유와 제도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이번 경영평가에서 재무성과 배점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 배점을 줄인 것은 간과됐던 재무적 안정성을 확인하고 강화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번 정부는 지난 정부에서 강조점을 둔 사회적 가치를 공공기관이 추구하는 것이 맞지만 비효율적이거나 비능률적인 부분에 대해 확인을 하자는 것이다.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와 공익성 과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다만 공익성에 대한 강조점을 조금 줄이고 그동안 강조성이 약화된 재무와 업무 효율성에 중점을 맞췄다."

김 교수는 배점 변화로 인해 공공기관들이 사회적 가치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염려되는 것은 공공기관 평가 강조점이 바뀌면서 '이번 정부에서는 사회적 가치가 중요하지 않으나 그만해야지'라고 오해하는 것"이라며 "공익성 부분을 소홀히 하면 사회적 손실이 생긴다. 지난 5년 동안 자금도 쓰고 활동도 많이 했기에 이제는 효율적 방법으로 결실을 거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금을 운영하는 공공기관들도 사회적가치 구현과 기금 안정성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기금 관리 기관들은 대출 사업 사고액이나 부실을 반영해 충당금을 쌓는다. 충당금을 포함한 부채는 경영평가 대상이어서 충당금이 많을 경우 낮은 점수를 받는다.

그는 "경영평가 제도는 기금형 기관들이 기금 사업을 열심히 하면 좋은 점수를 받도록 한 반면 기금 관리가 안 되면 불이익도 받도록 돼 있다"며 "기금 사업과 재무적 안정성 사이에 균형을 잘 맞추도록 설계가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특별한 기금 사업의 경우 정성적 평가도 이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정부가 시국이 어려우니 기금 운영 기관들이 노력해 지원 대상을 넓히고 적극 발굴해 부담을 떠 안아야 할 상황이라고 하면 그거에 대해서는 정성적으로 평가해 별도 가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평가 제도가 공공기관들을 획일적으로 평가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점에 대해 "재무적 안정성과 같이 기관 공통으로 적용되는 지표 외에 기관별 고유사업 지표도 평가하고 있다"며 "다만 고유사업 지표에서 대부분 고득점을 받는 상황인데 고유사업에서 고득점이 나오는 것은 기관들이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영평가 결과에 따른 성과급 차등 폭 등 구속력이 과도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들은 공공기관 평가를 엄정히 하고 분발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경영평가 결과에 따른 성과급 차등 폭을 줄이자는 것은 동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공기관 직무급제 도입 실적을 경영평가 대상에 포함해 자유로운 노사 간 협약을 해친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직무급제 도입 강요가 아니다. 노사 간 정상적 협의 과정도 점수화하고 있다"며 "다만 정부 입장에서는 직무급제가 조기 안착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공공기관 CEO 등 최고경영자들이 경영평가를 체화해 기관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경영평가는 공공기관의 곳곳을 안 건드리는 곳이 없다"며 "'우리 회사가 이 부분이 좀 약하니 이거를 개선하면 되겠구나'라는 종합적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기관장이나 부기관장이 경영평가를 일회성 행사로 보지 않고 체화하는 관점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영평가 발전 방향과 관련해 "표준화 된 지침을 주지 않으면 더 멋있게 경영 전략을 할 수 있는 기관들이 다수 있다"며 "그런 기관들에는 평가 가이드라인에 얽매이지 않고 자율성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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